불안장애 관련 장애(광장공포증, 범불안장애)
2. 광장공포증
광장공포증(agoraphobia)은 개방된 장소에 대한 두려움으로 보통 공황장애와 함께 나타난다. 주로 공황발작 후 발생하며 회피 행동이 나타난다. 나가기 어렵거나 당황스럽고 난처한 장소나 상황과 혼자 있는 것에 극심하고 비합리적인 공포를 갖는다. 대상자들은 '공황발작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나’ 혹은 ‘도움을 구할 수 없으면 어떻게 하나’와 같은 걱정을 하며 그러한 상황을 피하려 노력한다. 따라서 광장공포증은 혼자 있거나, 집이 아닌 곳, 군중 속에 혼자 있거나, 자동차나 비행기 여행을 할 때, 교각이나 엘리베이터에 있을 때와 같은 다양한 상황을 모두 회피한다. 그러므로 한두 종류의 특정 상황에 국한된 상황을 피하려고 하는 특정 공포증(specific phobia)이나 사회적 상황에 국한되어 회피 현상을 보이는 사회공포증(social phobia)과는 차이가 있다. 일부는 두려워하는 상황에 자신을 노출할 수 있으나 참기 매우 어려워하며 자신이 신뢰하는 동반자가 있으면 좀 더 견디기 쉬울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을 피하고자 직장생활은 물론, 장보기나 병원에 가는 등의 일상생활에도 장애가 올 수 있다.
많은 경우 몇 차례 공황발작 후에 광장공포증으로 급속히 진행하지만 유발 상황을 회피한다고 공황발작 강도가 약해지는 것은 아니다. 광장공포증으로 진단받으려면 이러한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나 상황 기피 현상이 다른 정신장애에서 비롯된 것이어서는 안 되며 특히 사회공포증, 특정 공포증 감별진단을 필요로 한다. 다른 공포증이나 분리불안 역시 특정 상황을 회피하고자 하므로 감별진단에 주의를 필요로 한다.
1) 유병률과 경과
광장공포증은 대부분 공황장애에서 비롯되며 임상에서는 광장공포증을 나타내는 대상자의 95% 이상이 현재 또는 과거에 공황장애를 수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지역사회에서 공황장애 수반 비율은 더 낮다. 공황장애 최고 호발 연령이 10대 후반인 점을 감안하면 광장공포증 역시 그러할 것으로 추정하며 공황장애와 마찬가지로 광장공포증 역시 어느 연령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 광장공포증 1년 유병률은 남성 0.2%, 여성 0.3%로 집계 되어 있다. 미국은 평생 유병률 0.6~6%로 다양하게 보고되었다.
공황장애가 적절하게 치료되면 광장공포증도 호전된다. 광장공포증을 더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행동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공황장애가 없는 광장공포증은 종종 만성으로 진행되고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심한 장애가 초래된다. 물질 의존이나 주요 우울증 같은 장애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으며 이때는 질병 경과가 복잡해질 수 있다.
2) 치료
광장공포증이 공황장애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치료 접근 역시 공황장애와 동일하다. 특히 인지행동치료는 대상자가 평생 적용할 수 있는 적응 기술을 습득하므로 도움이 된다. 10대 환자의 경우는 자조 집단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3. 범불안장애
범불안장애(generalized anxiety disorder, GAD)는 기본적인 불안장애(basic anxiety disorder)라고 불려왔다. 흔히 일상생활에 장애를 유발하는 만성적 불안으로, 건강, 경제, 사회적 수용, 직업 활동, 부부 적응 문제 등 거의 모든 생활상황에 대해 지속해서 지나치게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경향을 보인다. DSM-IV-TR에서는 공포증이나 공황발작이나 강박사고나 강박행동이 없이 적어도 6개월간 지속적이고 만연한 불안을 나타내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때 염려나 걱정은 조절이 어렵고 근육긴장, 안절부절, 수면장애와 같은 신체 증상을 수반하기도 한다. 이 장애에서의 불안과 걱정 양상은 다른 장애에서 볼 수 있는 불안 특성과는 양상이 다르다. 즉 공황장애에서 나타나는 공황발작 불안이나 강박장애에서 볼 수 있는 오염에 대한 불안 또는 신경성 식욕부진증에서 볼 수 있는 체중 증가 걱정과 같은 특징적 증상에 제한되어 있지 않다. 범불안장애는 늘 과도한 불안을 나타내지는 않으나 자신이 그렇게 걱정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도 걱정을 멈출 수가 없고, 지속적인 걱정과 염려에서 비롯된 고통과 긴장을 경험하고, 그로 인한 일상생활에서의 문제점들을 드러낸다.
범불안장애 대상자들은 불안하고, 긴장하며, 자율신경계 항진과 인지적 과민현상을 나타낸다. 따라서 심한 만성적 불안은 일상생활을 저해하고 신체적 긴장감으로 인해 사지를 떨거나 안절부절못하고 두통을 호소한다. 자율신경계 항진으로 숨이 가빠지고 발한, 두근거림 및 다양한 위장관 증상이 나타난다. 인지적 과민상태로 인해 불안정하고 잘 놀란다.
범불안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처음에는 신체 증상으로 인해 일반 내과적 도움을 찾는 경향이 있으며 일부는 자신이 불안장애라는 것을 인정하고 치료를 수용하나 일부는 여전히 신체 증상에 대한 치료를 추구하기도 한다.
1) 유병률과 경과
우리나라 범불안장애의 1년 유병률은 남성 0.5%, 여성 1.5%로 보고되었다. 미국은 1년 유병률이 1%, 평생 유병률은 3.1%로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범불안장애의 호발 연령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며 치료를 구하는 연령은 주로 20대이다.
대부분의 대상자가 자신의 기억에 항상 불안했었다고 보고하는 경향이 있다. 살아오면서 부정적 사건을 경험한 경우 발생 확률이 증가하며 대부분 평생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2) 치료
정신 치료와 약물치료, 지지정신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인지행동치료를 이완 요법과 함께 실시한다. 미국 FDA가 승인한 약물로는 SSRIs로 파록세틴(Paxil) 20~50mg/day, SNRIs(serotonin and 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s)로 벤라팍신(Effexor) 75~225mg/day, 둘록세틴(Cymbalata) 60~120mg/day나, 비벤조다이아제핀계 항불안제인 부스피론(busSpar) 10~40mg/day를 처방에 따라서 사용하는데 이러한 약물들은 대부분 수 주일을 복용하여야 치료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처음에는 효과가 비교적 빨리 나타나는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을 같이 사용한다.
약물 투여 시 장애의 진행이 만성적이기 때문에 신중히 선택해야 하며, 가장 흔히 사용하는 약물은 부스피론, 벤조다이아제핀, SSRIs이다. 삼환계 항우울제, 항히스타민, 프로프라놀롤(Inderal)도 사용할 수 있다. 약물 투여 기간은 보통 6~12개월로 알려져 있으나 일부에서는 평생 복용을 권장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