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뿐만 아니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어느 누구도 스트레스와 동떨어져서는 삶 자체가 영위될 수 없다는 사실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스트레스는 우리의 인식 여부와 상관없이 살아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예외 없이 스트레스와 공존하게 된다.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모든 스트레스를 제외하더라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일상에서 우리는 언제든지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예를 들어 우리 몸이 서 있는 자세를 지탱하려면 근육과 뼈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음식을 먹으면 소화기관이 소화효소를 생산하고 영양소를 흡수하기 위하여 스트레스를 받으며, 숨을 쉴 때는 호흡기관이 산소와 탄산가스를 교환해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므로 스트레스는 이제 질병이 아니고,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일부일 뿐이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아무리 우리 삶의 일부라고 할지라도 이를 잘 극복하지 못하면 불안 상태가 유발된다.
신체적인 질환 역시 모든 사람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하며 불안한 상태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불안은 스트레스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으로 힘든 상황을 극복하도록 돕는다.
불안이 보편화되었다 할지라도 불안을 유발하는 상황과 불안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은 개인마다 다르다.
불안이 극심하거나 또는 미미하더라도 장기간 지속되면, 조절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고 개인을 압도하며, 증가하면 매일의 상황에서 비합리적인 두려움이 발생하여 불능을 일으킨다.
불안이 매일의 활동을 방해하면 불안장애가 유발된 것이다. 따라서 불안은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신체, 지각, 대인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건강 문제이며, 정신건강과 인간 행동 연구의 기본개념이다.
불안장애 환자들의 치료를 방해하는 커다란 두 가지 장애물이 있는데, 첫째는 불안장애의 특성과 유병률에 대한 지식이 없을 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치료에 대한 적극적인 반응도 없다는 것이다. 둘째는 조기에 치료하는 데 장애를 주는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의 낙인이다.
불안장애는 신체적·정신적 장애와 고통의 주된 원인이다. 미국인들의 25%는 과도하거나 비합리적인 걱정이 특징인 이러한 불안장애 형태 중 하나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e-나라 지표소개」에 따른 주요 정신 질환별 평생 유병률은 알코올 사용 장애 16.2%, 니코틴 사용 장애 9.0%, 불안장애 6.4%, 주요우울장애 5.6%, 양극성 장애 0.3%, 조현병 0.1%, 섭식장애 0.1%이다. 알코올 사용 장애와 니코틴 사용 장애를 제외하면 불안장애는 모든 정신질환 유병률 가운데 가장 높은 빈도를 보이는 정신질환이다. 또한 불안장애 평생 유병률의 국제간 비교에서도 미국 28.2%, 뉴질랜드 24.9%, 유럽 13.6%, 한국 6.4%의 비율을 보여 불안장애는 커다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질환임이 분명하다.
불안은 누구나 느끼는 정서이기 때문에 잠깐씩 불안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로 간주할 수 있다. 그러나 불안이 지속되고 정도가 심해져 스스로 대처하지 못하여서 일상생활, 직업과 사회적 기능이 방해받는 경우 불안장애(anxiety disorder)로 발전한다.
불안은 일상생활에서 역기능적인 장애를 유발하는데, 이는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서적, 인지적, 사회문화적, 영적 건강과 사회적, 직업적 관계 및 가족관계에도 역기능적인 영향을 미친다.
불안장애가 나타나면 개인은 불안을 조절하기 위해 융통성 없는 비효과적인 행동을 반복한다.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만성 불안이 있는 사람의 경우, 심맥관계 문제에서 비롯된 사망률이 더 높으며, 불안장애가 지속되면 여러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불안장애가 있는 환자들은 실제로 위협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불안해하며, 위협이 지난 후에도 기능장애가 지속되고, 적응하지 못하며, 상황보다 위협을 더 크게 느끼고, 전문적, 개인적, 사회적 임무 수행에 장애를 받고, 일상적이고 사회적인 활동이 위축되고,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에서 더 오랫동안 불안을 느끼게 된다.
Ⅰ 정의
불안은 프로이트(Freud)가 불안신경증(anxiety neurosis)이라는 용어로 소개하였고, 해결되지 못한 리비도가 원인이라고 했다. 불안은 막연하고 불쾌한 모호한 느낌으로, 보통 자율신경계 증상을 동반하고 무의식에서 위험을 알리는 경고로 인식된다. 정신건강 간호학의 선구자인 페플로(H. Peplau)는 불안이란 정신적 위협에 대한 최초의 반응으로 “실제적 근원이 확인되지 않은 실제, 또는 인지된 위협에서 비롯된 염려, 불편감, 불확실성의 상태” 라고 정의하였다. 구리안과 마이너(B. Gurian & J. B. Miner)는 불안을 "자율신경계 각성으로 일어나는 내적 불편감, 두려움, 불길한 예감의 주관적인 상태” 라고 하였다.
전문가와 집단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공통된 내용, 내외적 자극에 대한 모호하고 두려운 감정으로 불확실성과 무력감이 동반되며 신체적 · 정서적 · 인지적 · 행동적 증상을 수반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불안은 불분명하고 내적이며 모호하거나 갈등을 일으키는 위협에 대해 두렵고 모호한 느낌 또는 정서(emotion)인 반면,
공포(fear)는 확실한 외적 위협에 대한 반응(response)이다.
불안과 공포는 모두 경고반응이지만 불안은 임박한 위험을 경고하여서 대처하게 하는 반면, 공포는 구체적인 위험에 대한 반응이다. 불안과 공포의 구별은 때로 분명하지 않을 수 있는데, 그 이유는 공포 역시 억압된 무의식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신건강 영역에서는 불안과 공포를 구별하여 사용하며, 불안은 상호 전달되어 환자가 불안을 느끼면 간호사도 불안을 느낄 수 있고, 그 반대 경우도 가능하지만 공포는 상호 전달되지 않는다.
불안과 공포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불안반응은 점진적(insidious)이고, 공포반응은 급격함(sudden-ness)을 보인다는 것이다. 불안은 대상자의 주관적인 경험이기 때문에 불안장애가 있는 대상자를 간호하기 위해서는 자세한 관찰이 필요하다.
1. 연속선상의 불안
페플로(H. Peplau)는 불안반응을 연속선상으로 소개하면서 경미한 불안, 중등도 불안, 심한 불안, 공황 4단계로 설명했다.
1) 경미한 불안
경미한 불안(mild anxiety) 상태는 인간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긴장 상태로 이 상태에서는 의식이 명료해지고 지각(perception) 범위가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경미한 불안 상태에서 최적의 기능을 발휘하고 스트레스를 구조적으로 처리한다. 경미한 불안 상태에 있는 사람은 지각의 범위가 넓어져 주변을 더 잘 살피고, 더 잘 듣고, 더 잘 감지할 수 있다. 경미한 불안 상태에서는 신체적으로 특별한 긴장 징후가 없고 오히려 동기가 증가하고 창의성과 개인적인 성장이 촉진되며 학습효과가 증대된다.
2) 중등도 불안
중등도 불안(moderate anxiety) 상태에서는 유쾌하든 불쾌하든 스트레스 상황을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있지만 지각 범위가 좁아져 당면한 문제에만 관심이 쏠린다. 지각의 범위가 좁아지면 보고, 듣고, 감지하는 능력과 범위 역시 감소하나, 다른 방향으로 관심을 유도하면 다른 방향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이때 스트레스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면 중등도 불안 상태에서 다시 경미한 불안 상태로 되돌아가고, 그렇지 못하면 심한 불안 상태로 이동한다.
중등도 불안을 느끼는 사람은 중요한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그 이외의 사건은 무시해 버린다. 예를 들면, 기말고사로 중등도 불안을 경험하는 간호 학생은 시험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옆에서 일어나는 다른 일에 신경을 집중하지 못한다. 이때 혼란한 환경의 주의를 차단하고 개인적 주요 관심사인 기말시험 준비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불안을 일으키는 자극과 관련해 선택적으로 주의가 차단되는 것을 선택적 부주의(selective inattention)라고 한다.
3) 심한 불안
심한 불안(severe anxiety)은 감각의 범위와 감각 수용 능력이 크게 저하되며 사소한 특정 내용에만 신경을 집중하고 다른 것은 생각할 수 없다. 에너지를 환경 극복을 위해 사용하기보다 먼저 불안을 감소시키는 데 사용하여 개인 기능 수준에 장애가 나타난다. 심한 불안 상태에 있는 사람은 사소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문제해결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선택적 부주의가 증가하며, 자의적 통제에 잘 따를 수 없고, 새로운 자극에 압도당하면서 불안 정도가 점점 높아진다.
심한 불안시에는 자율신경계 중 특히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므로 맥박과 혈압, 호흡이 증가하고, 에피네프린 분비와 혈관수축이 증가하며, 나아가 체온까지 상승하는 등 여러 방면의 생리적 변화가 나타난다.
4) 공황
공황(panic)은 극심한 불안 상태로 공황을 나타내는 개인은 두렵고 무섭고 공포감을 경험하며, 옆에서 도움을 주어도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인격 와해가 발생하고 움직임이 증가하며, 감각 내용과 범위가 왜곡되면서 이성적 ·정상적 사고나 판단과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진다. 공황은 엄청난 두려움 때문에 마비된 듯한 경험으로, 이 정도의 극심한 불안이 지속되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반면, 적절한 중재가 주어지면 효과적으로 극복될 수 있다.
불안을 사정할 때 불안의 원인이 카페인 같은 약물로 유발된 것인지, 갑상샘 기능항진과 같은 내과 질환으로 유발된 것인지를 철저하게 사정하고, 정신과적인 불안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는 다른 내과적인 사정을 한 후에 이에 해당하는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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